신문을 보기 시작한 이유

지식과 지혜는 떨어질 수 없는 한 몸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부터다.

내가 열심히 자기계발을 하는 이유는 궁극적으로 돈을 벌기 위함이다.

그중에서도 책을 열심히 읽는 이유는 돈을 벌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삶에서 전반적으로 현명한 선택을 내리기 위한 능력, 즉 지혜를 키우기 위한 목적이 크다.

내가 책을 많이 보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워낙 책을 잘 읽지 않는 시대여서 그 런가. 한 권 두 권 계속 읽다보니 주변 사람들의 평판이 달라지고 나 스스로도 발전하는 것을 느껴 왔다. 그리고 나 자신의 지혜에 대해서 약간의 자부심이 있었다. 그러나 어느날 지혜의 한계를 똑똑히 느끼게 된 일이 있었다.

바로 동료들과 사업화 전략에 대한 회의를 하고 있었을 때였다. 우리는 정책 상 두가지 중 하나만을 선택해야만 하는 상황이었고, 두 가지 모두 매력적인 선택지였기 때문에 고민중이었다.

사실 그때,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좋은 방도가 떠오르지 않았다. 어떤 것을 선택하는 것이 더 좋을지는 곰곰히 생각해보면 답이 나올 것이었지만, 둘 중 하나만을 선택하는 것은 무언가 대단한 생각도 아니었고 조금 탐탁치 않았다.

그러던 와중 대표가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며 우리에게 설명해 주었다. 자세한 이야기를 하기는 어렵지만 이러쿵 저러쿵 정책을 살짝 우회해서 두 가지 선택지를 모두 얻어갈 방법을 우리에게 일러주었다. 물론 종당에는 그것을 실현하지는 못했다. 보이지 않는 장애물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 아이디어를 들은 나는 실현 여부와는 상관없이 그 아이디어 자체에 매료되어 버렸다. 나로서는 전혀 생각지 못한 창의적인 아이디어였는데, 평소에 나는 대표와 창의적인 전략 구성력에 있어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워낙 오래 알던 친구이기도 하고 그동안 봐왔던 것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런 이유때문에 내게 더욱 충격적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사실 부러웠다. 나도 일전과 같은 난관에 봉착했을 때, 누구도 생각지 못한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장애물을 헤쳐나가게 되는 그런 로망이 있다. 그런데 눈앞에서 내가 당해버린 것이었다. 그 아쉬움은 겉으로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내심 서운하기도 했다. 나 스스로에게 서운했던 것이다.

그 이유를 찾는 데에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대표와 나의 두드러진 역량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시스템에 대한 이해도이다. 나는 이쪽 세계에 발을 들인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법과 정책, 시스템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반면 대표는 나보다 경험이 더 많기 때문에 시스템에 대한 이해도가 나를 능가했던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그렇게 창의적인 해결책을 도출해낼 수 있었던 것이라 생각했다.

결론은 지혜는 지식 없이는 그 진가를 제대로 발휘할 수 없다는 것. 그때부터 지식을 얻기 좋은 장소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것이 바로 신문이다. 신문은 사회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일들에 대해 알려주기 때문에 일단 그것을 발판으로 삼아야 겠다고 생각했다. 다양한 사건들을 접하고, 몰랐던 말들이나 사회의 기관들, 법, 사람, 경제 등에 대해서 조금씩 배우기 좋은 장소라 생각했다.

최근 읽었던 김승호 저의 《돈의 속성》에서도 같은 글귀를 발견했다. 지식 없는 지혜는 허공만 알게 될 뿐이고, 지혜 없는 지식은 사람을 오만하게 만든다. 지혜와 지식은 우위를 가릴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현명한 의사결정을 위한 같은 몸의 두 얼굴이었던 것이다.

 

 

 

2023. 6. 27. 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