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답률 97%의 구글 입사 면접 문제에 대한 대중 반응의 고찰

문제

A, B, C 세 명이 각각 총을 가지고 서로를 겨누고 있다. 명중률은 순서대로 30%, 70%, 100%이다. A부터 시작하여 A, B, C 순서대로 돌아가면서 총을 쏜다고 할 때, 처음 A는 누구를 쏴야 할까?

해설

  1. B를 고른 경우

A의 명중률은 30%이므로 총을 쏜다고 해도 죽일 수 있는 확률이 높지 않다. 총이 빗맞을 경우 누구를 쏘더라도 결과는 같으므로 명중했다는 가정하에 생각해 본다.

B가 죽었다면 다음 차례인 C는 100%의 확률로 A를 쏠 것이다. A, C만 남은 상태에서 C부터 시작하는 경우와 같다. 따라서 A에게 생존 확률은 없다.

2. C를 고른 경우

C가 죽었을 경우 B는 70%의 확률로 A를 쏠 것이다. 만약 빗맞았다면 A에게는 다시 30% 확률로 B를 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A, B만 남은 상황에서 B가 먼저 시작하는 경우와 같다. B를 죽였을 때보다는 생존 확률이 조금 더 높다.

3. 허공을 쐈을 경우

모법 답안이라고 제시된 경우이다.

만약 A가 허공을 쐈다면 100% 확률로 아무도 죽지 않게 된다. 다음 차례인 B는 C를 쏘려 할 것이다. B가 C를 죽인다면 A, B 단둘이 남은 상태에서 다시 A부터 시작하는 경우와 같아진다. B가 C를 죽이지 못한다면 C는 70%의 명중률을 가진 B를 쏠 것이므로 A, C 단둘이 남은 상태에서 다시 A부터 시작하는 경우와 같아진다.

1, 2의 경우 어느 쪽이던 A가 후공을 맡게 되고 3의 경우 A가 선공을 맡게 되는 격이다. 따라서 3번이 가장 높은 생존 확률을 가진 선택지가 된다.

대중 반응

이 문제는 유튜브에서 접했다. 그리고 영상에 게시된 수많은 댓글도 함께 보았다. 스크롤을 내리면서 댓글을 읽던 중 흥미로운 점을 발견하였다.

일부는 전혀 생각지도 못한 창의적인 답변이라는 등 감탄하기에 그쳤지만 절반이 넘는 꽤 많은 수의 사람들의 반응이 일관적이었다. 바로 문제에 대해 항의하는 것이다.

처음에 문제에서 '누구를' 쏠 것이냐고 물었으므로 허공을 쏘는 선택지를 모범 답안이라고 제시하는 것이 말이 되냐는 것이다. '누구'라는 말은 사람을 목적어로 받는 단어라는 것을 가지고 항의하려는 것이다. 물론 국어적으로 보면 틀린 말은 아니다.

고찰

그러나 세상은 규칙대로만 흘러가는 곳은 아니다. 심지어 법에 반한 일도 종종 일어나지 않는가.

구글 입사 면접 문제는 객관성을 보장해야 하는 수능 문제가 아니다. 그저 면접장에서 후보자를 검토하는 공간이다. 따라서 객관성이 증명되어야 할 이유는 딱히 없다.

그리고 창의성은 기존에 존재하던 통념을 깨면서 생기는 경우가 많다. 사람들은 명확하게 정의된 법뿐만 아니라 살아오면서 들어온 도덕법이나 기본적인 통념들이 고착된 규칙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 자체로서는 부정적이라 할 수는 없지만 창의성을 발휘할 때는 꽤나 걸림돌이 될 것이다.

구글이라는 기업은 제조업이 아니라 서비스업 회사이고 기존에 존재하던 규칙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존에 있던 규칙이나 통념을 깨고 창의적인 혁신을 발휘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게 여겨지는 곳일 것이다. 따라서 고작 '누구'를 고르라고 했는데 허공을 쏘는 것으로 항의를 할 사람이라면 구글의 인재상에는 걸맞지 않는 것이다. 둘 중 누가 옳고 그름을 가리고자 할 의도는 없다.

어쩌면 입시 교육에 적응된 청년들이 기존에 하던 것과 같이 문제에 대한 적합성을 따지고 들려는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최근 들어 대한민국의 성장 부진에 대해 제조업 위주의 산업 구조를 문제시 삼는 의견들이 있다. 서비스업의 비율이 높은 강대국들에 비해 제조업 비율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혁신적인 서비스업이 세상에 등장하려면 기존에 가지고 있던 칼같이 규칙을 지키는 능력보다는 언제나 의심하고 도전하고 틈새를 비집고 성장하려는 능력이 좀 더 유리할 것 같다. 어쩌면 한국의 교육 제도가 서비스업 위주의 고성장 산업 비율을 높이는 데에 장애물이 되고 있을 수도 있다고 본다.

 

 

 

 

2024. 6. 28. 10: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