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운명의 상대가 나타나는 이유

Question.

살다보면 운명의 상대라 느껴지는 사람을 한번쯤은 마주하게 된다. 스쳐가는 인연일지라도, 자꾸만 생각나고 잊혀지지 않는 사람이 있다. 그런 운명의 상대가 나타나는 이유가 궁금하다. 신기해.

Answer.

사실 운명의 상대는 한명이 아니다. 쉽게 비유하자면, 대한민국 국민이 약 5천만명이고, 그중 남녀는 약 2천5백만명정도 있다. 그중 1만명 정도가 운명의 상대일 것이다. 그러나 큰 숫자에도 불구하고 확률은 1/2500 이기 때문에 그런 사람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특정 직업이 아닌 이상 살면서 2500명과 대화할 일은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살면서 한명의 운명의 상대를 만났다고 생각하고 감탄하는 것이다.

남성보다는 여성이 더 적은 비율의 이성에게 끌리는 경향이 있다. 진화적으로 남성의 번식전략은, 최대한 많은 유전자를 남기는 것이다. 최대한 많은 여성과 교제하는것이 남성의 목표이다. 여성의 전략은, 최대한 강한 한명의 남성과 교제하는것이다. 여성은 남성과는 다르게 한번에 한명의 아이밖에 가질 수 없다. 아이를 키우는 데는 많은 시간과 식량, 노력이 필요하기때문에 적절한 목표가 된다. 게다가 여성의 무력은 남성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만큼 떨어지기 때문에 아이를 지키는 사람은 언제나 남성이었다. 따라서 아이와 자신을 타인으로부터 지키고 안정적으로 사냥에 성공할 강한 남성을 선호하게 되었다.

수렵채집사회에서는 일부일처제라는 제도가 없었기 때문에 위와 같은 선호가 유지될 수 있었다. 뛰어난 남성은 여러 명의 여성과 교제할 수 있었고, 열등한 남성은 기회를 얻지 못했다. 그러나 현대에는 사회제도가 그것을 막고있기 때문에 상황이 조금 달라진다.

일부일처제는 남성에게도 뛰어난 여성을 골라야 할 이유를 만들어주었다. 여성이 뛰어난 남성을 고르려고 했던 이유와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남녀가 자신과 비슷한 수준의 이성과 만나게 된다. 비교적 열등한 이성에게는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너무 뛰어난 이성은 내게서 매력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후천적으로 학습한 결과 너무 뛰어난 이성은 아예 교제후보에서 제외시켜버리는 현상이 발생한다. 가능성이 낮은 도전을 위해 돈과 시간을 투자하는것이 비효율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매력을 느끼는 대상이 나와 비슷하거나 살짝 높은 대상으로 좁혀지게 된다. 객관적인 능력뿐만이 아니다. 사람은 자신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능력을 가진 사람에게 끌린다. 나와 비슷한 수준의 사람 중에서도 나와 다른 분야의 장점을 가진 사람을 원한다. 외모에서는, 자신과 비슷한 이성에게 끌린다고 한다. 실제 실험 결과가 있는데, 남성 5명과 여성 5명에게 서로다른 5명의 이성 사진을 보여주고 가장 매력을 느끼는 사람을 고르라고 했을때, 높은 확률로 특정 사진을 골랐다. 사실 5명의 이성 사진은 참가자 중 5명의 동성 사진을 이성화시킨 후 보여준 것인데, 대다수가 자신의 사진을 골랐던 것이다. 다시 한번 매력을 느끼는 대상이 좁혀진다.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는 매력의 대상도 운명의 상대의 범위를 꽤나 좁혔는데, 내가 모르거나 말로 할 수 없는 부분도 분명히 존재할 것이다. 이런 사항들이 1/2500이라는 확률을 만들어낸 것이다.

그러나 이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운명의 상대를 만나는 것은 가슴뛰는 일이다. 우리가 느끼는 대부분의 감정은 말로 표현할 수 있고, 그 이유를 탐구해볼 수 있다. 하지만 감정을 이성의 영역에 끌어들이는것이 언제나 좋다고는 할 수 없겠다. 감정은 감정으로 남아있을 때 그 진가를 발휘하기도 한다. 운명의 상대가 나타나는것이 신기하다면, 그 이유를 찾기보다는 계속 신기해 하는 편이 더 좋을지도 모르겠다.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