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있는 비난과 이유 없는 비난

비난이란 사회적으로나 규범적으로 옳지 않은 것에 대하여 부정적으로 말하는 것이다.

비판이란 옳고 그른 것을 가려 그른것에 대해 잘못된 점을 지적하거나 논리적으로 밝히는 일을 말한다.


사실 비난과 비판은 궤를 같이하며 한끗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어떠한 기준으로 옳고 그른 것을 가르고, 그른 것에 대하여 그것의 부정적 성격에 집중하는가와 긍정적 가능성에 집중하는가에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러나 비난은 언어 폭력이 될 수도 있다는 단점이 있다.

그렇다면 상처를 줄 수 있는 비난을 아예 안하는 것이 좋은것 아닌가? 상대방이 비판을 원할 때만 하면 좋을 것 같다. 그러나 비난은 복수와 같은 방법으로 사회에 도움이 되는 도구다. 사람은 복수가 두려워 남을 해치기를 주저한다. 그러나 피해자 입장에서는 복수하는것이 복수하지 않고 피해를 메꾸는 것보다 비교적 손해인 것을 앎에도 불구하고 복수하겠다는 마음을 먹는다. 복수는 자신에게 더 불리한 행위임에도 불구하고 복수하고싶은 마음을 가지게 함으로써 사회적으로 불의가 일어나지 않게 하는 억제 효과를 가지는 것이다. 비난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대중의 비난이 두려워 스스로의 양심에 더 신경을 쓰기 마련이다. 비난이 서로에게 도움이 안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사회적으로 필요한 이유다.

이렇듯 명백한 범죄행위를 근거로 한 비난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는 언제나 명백히 그른 것에 대해서만 누군가를 비난하려 들지 않는다. 때로는 오로지 주관적인 판단에 따라서 타인을 비난/비판한다. 그것은 말그대로 주관적이기 때문에 그릇되 보이긴 해도 그릇된 행위라 말할 수 없다. 즉 그러한 비난/비판은 지적이 아니라 공격이 될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나는 비난을 반대하는 입장은 아니다. 당연히 비난을 마음대로 남용하는 것은 안된다. 잘 알고 하자는 것이다. 우리는 비난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야 한다. 우리는 왜 비난을 할까?

우리는 비도덕적인 행위를 한 사람에게 비난을 한다. 비도덕적 행위가 근거라고 말한다. 그러나 우리가 근거로 삼는 이 행위가 정말로 비도덕적인 행위일까?

행위에 대해 알아보자. 가장 큰 범주에 모든 행위가 있다. 이 행위 중에는 도덕성을 판단할 수 있는 행위가 있고 판단할 수 없는 행위가 있다. 판단 가능한 행위는 논란의 여지가 없다. 말그대로 판단가능하기 때문에 반박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판단할 수 없는 행위이다. 여기에는 판단할 수 있는것처럼 보이지만 반박의 여지가 있는 행위도 모두 포함된다. 판단할 수 없는 행위는 판단할 필요가 있는 행위와 필요 없는 행위로 나뉜다. 판단할 필요가 없는 행위는 앉다, 서다, 걷다 등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도덕성을 판단할 수 없지만 판단할 필요가 있는 행위들이다. 판단을 할 수가 없는데 왜 해야할까? 그 이유는 우리가 이러한 행위들을 비난의 근거로 삼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도덕성을 판단할 필요가 있다. 만일 비도덕적인 행동이 아니라면 비난의 근거로 삼을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사람들은 단선적으로 생각하며, 이런 애매모호하지만 주관적 비도덕적인 행위들로 타인을 비난하기를 아주 좋아한다. 누구나 그런 경험 한번쯤은 있을 것이다. 쉽게 예를 들자면, 단체생활에서 규칙을 어기거나 남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지는 않지만, 개인의 이익을 우선시하고 단체활동에는 노력을 전혀 쏟지 않는 사람이 있다. 이런 상황에선 아마 그를 제외한 모두가 그를 싫어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의 행동을 근거로 그를 비난한다. 그러나 그의 행동이 비도덕적이라고 단정지을 수 있는가? 10명이 비도덕적이라 주장하고 1명이 도덕적이라 주장한다면 그것은 비도덕적인가? 정답는 '아니다' 이다. 정확히는 '아직 알 수 없다' 이다. 무엇이 도덕성을 판단하는가에 대해선 다른 글에서 자세히 다뤄보겠다.

여기까지 왔으면 한가지의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우리는 누군가를 비난할 때, 만일 그의 행동이 법이나 이미 정해진 규칙에 위배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그의 비도덕적인것처럼 보이는 행동때문에도 아니고, 그런 행동을 하는 비도덕적인 그에 대한 비난도 아닌, 단지 그가 싫어서 그를 비난하는 것이다. 행동이 근거가 되지 않을 상황에서 누군가를 비난할 이유는 그것 뿐이다. 그의 행동은 비도덕적인 행위는 아니지만 그를 비난하기에는 충분한 명분이 될만한 행동이다.

우리는 누군가를 비난하기 전에 이것을 알아야만 한다. 그렇지 않다면 이유없는 비난 - 공격이 되기 때문이다. 이것은 쉽게말해서 폭력이며 명백한 비도덕이다. 우리는 비도덕적일지도 모르는 사람을 비난하여 스스로 명백한 비도덕적인 사람이 되는 길을 선택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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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다면 비난의 대상이 되는 사람은 무엇으로 인해 우리에게 반감을 사게 되었을까? 에 대해서는 따로 다뤄보겠다.

 

 

 

 

2022. 1. 22. 11: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