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 인간이 지켜야 할 도리 또는 바람직한 행동 기준.
'도덕적'이란 단어가 무엇을 지칭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에 하도록 하고 오늘은 왜 도덕이 인간사회에 필요하게 되었는가 혹은 나타나게 되었는가를 알아보려 한다. 이 아이디어는 왕좌의 게임 시청 중 명예를 위해 죽음에까지 이르는 인물을 보며 '명예가 무엇이길래 목숨보다 높은 가치를 가지는가?' 에서 출발했다.
아이디어의 출발점이 명예인 만큼 그에 대한 이야기도 조금 섞어보려 한다. 사실 명예란 곧 도덕과 같은 말이 아닐까 한다. 명예롭지 않다. 비도덕적이다. 비슷한 상황에 사용할 수 있다. 그럼 이러한 표현은 언제 사용할까?
예를 들어 왕이 전쟁중 반역죄를 가진 충신에게 처벌을 내려야만 한다면. 그런데 그 신하가 가진 능력은 너무도 뛰어나 그의 유무에 따라 전쟁의 승패가 갈릴 정도로 중요한 인물이다. 그 반역 또한 죄질이 가볍고 왕이나 국가를 해치기 위함이 아닌 자신의 가치관을 지키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왕은 반역자에게 엄벌을 처해야 하고 그것이 명예에 걸맞는 대처이기 때문에 충신을 사형시켰다. 그리고 왕은 전쟁에서 패배하여 국가를 잃었다. 우리가 도덕이라 부르는 것도 살펴보겠다. 예를 들면 약속시간에 늦기 일보직전인데 언덕길에서 짐을 들고 고생하시는 할머니를 발견했을 때. 만약 중대한 약속이 아니라면 할머니를 도와주는것이 도덕적인 행동이라고 사람들은 말한다. 혹은 할머니를 도와주지 않고 제 갈길 가는것을 비도덕적이라 말한다. 여기에서 나는 한가지 맹점을 제시한다. 만약 명예라는 사회로부터의 압박이 없었다면 왕은 전과같이 충신을 사형시켰을까? 결과는 모르겠지만 만약 사형을 내린다 해도 명예가 아닌 왕의 논리적 판단에 의해 내려졌을 것이다. 두번째 상황 또한 할머니를 도와줌으로써 얻는 것은 자신이 도덕적이라고 생각하는 길을 선택함으로써 얻는 뿌듯함 뿐이다. 잃는것은 체력, 시간, 지인들의 신뢰다. 등가교환이라 하기엔 좀 무리가 있어보인다. 이처럼 명예와 도덕은 비합리적인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들은 대체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한가지 가설을 제시해본다. 도덕이란 다수의 약자가 소수의 강자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만든 일종의 통제수단이 아닐까 한다. 약자는 왜 도덕이라는 수단을 사용하는가. 사실 '사용'한다는 말에는 어폐가 있다. 두려움의 표현이라고 말하는 편이 좀 더 정확하다. 만약 건장한 젊은이들이 나약한 노인을 돕지 않는다면 미래에 내가 노인이 되었을 때의 나 자신 또한 도움을 받을 수 없을 것이다. 폭력사건이 발생했는데 사회가 폭력에 대한 제재를 가하지 않는다면 언젠가 나 또한 폭력의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우리가 잔인한 폭력이 등장하는 영화를 보며 본능적으로 꺼림칙하게 생각하는 것과 비슷하다. 나와 관계없는 A 가 나와 관계없는 B 를 무차별적으로 구타한다고 내가 두려워할 이유가 있는가? 인간은 해당 사건 자체를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언젠가 내가 사건의 피해자가 될 경우를 두려워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비도덕적 행동의 객체는 특정 소수인것 처럼 보여도 언젠가 모두 특정될 수 있으므로 불특정 다수이다. 그리고 사회의 절대다수가 이러한 두려움을 표현하는 것은 곧 다수의 비난으로 이어지고 모두가 동의하는 비난의 대상이 곧 비도덕의 대상이 된다. 백성의 입장에서 왕의 횡포를 지켜보는것 또한 일맥상통한다.
지배자가 아무리 강력한 권력을 지니고 있다 해도 지배의 대상이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절대소수의 지배자는 절대다수의 피지배자를 강압적으로 통치할 수는 있지만 그들이 절대다수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사회성 동물인 인간은 다수의 여론을 무시하기가 쉽지 않은 법이다. 세상 모두가 나를 싫어한다는 생각을 가지고도 평범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실제로도 다수가된 약자는 약하지 않다. 그렇게 도덕이라는 약자들의 수단은 강자들에게 효력을 발휘했다.
가설에 따르면 도덕은 약자와 강자가 존재하는 한 영원히 존속한다. 모순적일지도 모르겠지만 세대를 거듭하여 그 출처가 불분명해짐에 따라 도덕의 근원인 강자들 또한 도덕을 문화로 여기게 되었다. 도덕은 사람들의 관념에 자리잡아 하나의 인간 문화가 되었다.
2021. 12. 11.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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