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나이를 먹고, 자신의 내면에서 노화를 촉진시키는 나약함과 무기력함과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그러면서 자신이 그냥 병에 걸렸다고 생각하고, 이런 좌절스러운 상태가 어떤 특별한 원인 때문이며, 질병을 고치듯 이 원인으로부터 회복할 희망이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자신의 두려움을 달랜다. 헛된 꿈이로다! 그것은 노쇠함이라는 질병이다. 노쇠함이란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 그들은 사람이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종교로 귀의하게 되는 이유가 죽음과 죽음 이후에 찾아오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나 자신의 경험으로 분명하게 터득한 바로는, 종교적인 감정은 그런 상상이나 두려움과는 아무 상관없이 우리가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발전하는 경향을 보인다. 왜냐하면 격정들이 차분하게 가라앉아 상상력과 감수성이 덜 자극을 받고, 자극을 받는 가능성 또한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우리의 이성에 침투해서 방해를 하던 관념들과 욕구, 잡념들로 인해 간섭을 덜 받아 사고력이 명석해지면, 그제야 구름 뒤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하나님이 나타난다 .우리의 영혼은 모든 빛의 원천을 향하고 그 빛을 보고 느낀다. 그것은 자연스럽고 불가피한 일이다. 왜냐하면 존재라는 현상이 내면이나 외부로부터의 인상들에 의해서 더 이상 속박을 받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존속하는 무엇에 - 그러니까 절대적이고도 영구한 진실처럼 절대로 우리에게 거짓된 장난을 치지 않는 어떤 현실에 의존할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따라서 감각들의 세계에 생명과 매력들을 부여하는 모든 힘이 이제는 우리로부터 흘러나가기 때문이라는 확신을 얻게 된다. 그렇다, 우리는 불가피하게 신에게로 향하기 마련인데, 그 까닭은 이 종교적인 감정이 본질상 너무나 순수하고, 그것을 경험하는 영혼을 매우 기브게 해주기 때문에, 그것은 우리의 모든 다른 상실을 보상해 준다.
올더스 헉슬리 《멋진 신세계》 소담출판사
p.351
2021. 12. 30.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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